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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크림과 초콜릿이 빚은 환상의 '달팽이'… 크루아상 속 치즈·햄 넣은 샌드위치도 별미 - 문화일보

▲  프랑스어로 ‘달팽이’라는 뜻의 에스까르고.

▲  크루아상 속에 촉촉한 소스를 넣어 완성하는 샌드위치.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남양주 ‘빵 에 갸또’
빵에 대한 추천을 의뢰받을 때면 입안에서 펼쳐지는 ‘식감’에 대한 기준으로 분류해서 다시 되묻곤 합니다. 겉의 크러스트는 바삭하게 부스러지지만 속살은 쫄깃한 바게트류를 좋아하는지, 폭신하고 달큼한 반죽을 기본으로 만드는 소보로빵이나 단팥빵과 같은 단 과자류를 좋아하는지 말이죠.

요즘은 겹겹이 버터와 밀가루 반죽으로 감싸 접어 구운 비에누아즈리류가 인기가 높습니다. 이름이 어려운 이 장르가 무엇이냐고요? 바로 오븐 안에서 볼륨이 예쁘게 부풀어 오르며 구워지는 크루아상, 팽 오 쇼콜라와 같은 종류의 빵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빈에서 온 빵들이라는 의미처럼 오스트리아에서 1000년여 전부터 만들고 먹어 온 빵의 종류이기도 합니다. 이 비에누아즈리 계열의 빵은 딱 제과와 제빵의 중간지점에 있습니다. 이스트를 사용해 발효 과정을 거치지만 버터와 밀가루, 달걀, 소금 등의 풍성한 요소들을 더해 맛과 형태를 한껏 화려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크루아상과 초콜릿 바를 넣어 구워 낸 팽 오 쇼콜라 외에 ‘에스까르고’라는 이름의 메뉴를 오늘의 주인공으로 꼽았습니다. 풀네임으로 불러 보자면 ‘에스까르고 쇼콜라 피스타슈’가 되겠습니다. 에스까르고는 프랑스어로 달팽이를 의미합니다. 동글동글 달팽이가 등에 지고 있는 껍데기의 나선형을 닮은 형태를 가지고 있어 에스까르고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기본형의 에스까르고는 절인 건포도를 더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저는 초콜릿 정크와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넣어 돌돌 말아 구운 에스까르고 쇼콜라 피스타슈를 무척 좋아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메뉴지만 한국에서는 그 정도로 대중적이지는 않습니다. 비에누아즈리를 잘하는 업장에서 만날 가능성이 많은 치트키 메뉴기도 합니다.


그럼 맛 좋은 비에누아즈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궁금하시죠? 이번에는 살짝 도심 밖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오기 좋은 빵집을 소개합니다. 바로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빵 에 갸또(Pains et Gateaux)’입니다. 2년 전 이 지역으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서울 강남 신논현역 부근에서 ‘갸또 드 보야쥬’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었던 줄리앙 파바리오 셰프와 아내 김혜성 매니저의 새로운 공간입니다. 프랑스에서 미슐랭 레스토랑들을 거쳐 르 꼬르동 블루 숙명 아카데미의 교수로 재직한 경력을 가진 파바리오 셰프는 지금도 클래스와 업장을 운영하며 프랑스 현지의 맛을 그대로 살린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실은 이곳의 강점은 무스 케이크류로 분류되기도 하는 갸토에 있습니다. 무척 완성도 높고 다양한 맛을 구현하는 제품들이 이곳의 자랑이지요. 하지만 이곳의 에스까르고와 쿠인아망 등의 비에누아즈리는 단연 제 한 손에 꼽힐 만큼 아주 좋은 밸런스의 맛을 자랑합니다. 에스까르고는 아몬드 크림과 피스타치오 크림의 고소함에 쏙쏙 박힌 초콜릿 정크가 씹히면서 완성됩니다.

빵 에 갸또의 갸토들과 비에누아즈리 제품들 외에 꼭 크루아상 샌드위치도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잘 만들어진 크루아상 속에 촉촉하게 소스를 바르고 담백한 치즈와 살라미 햄, 토마토와 로메인을 더한 심플한 구성이지만 겹겹의 버터 풍미가 넘치는 크루아상이 입안에서 무너지며 표현되는 맛이 무척 좋습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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